▷개통을 앞둔 서울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의 명칭을 놓고 개신교 측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특정 사찰 이름 대신에 인접한 코엑스 이름을 넣어 코엑스역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교회단체는 역명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고 반대 서명을 벌이기로 했다. 불교계에선 “코엑스는 30년도 안 됐지만 봉은사는 1200년이 넘은 문화유산”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전국에 망월사 백양사 희방사 직지사 등 사찰 이름을 딴 역(전철 포함)이 많은데 왜 봉은사만 문제 삼느냐는 항변이다.
▷개신교 단체는 “친불교 성향의 박원순 시장이 개입한 것 아니냐”며 공격한다. 박 시장은 취임 전 봉은사의 미래위원장(2007∼2010년)을 지낸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역 명칭은 ‘옛 지명’을 1순위로 문화재, 고유명사처럼 된 공공시설 명칭 순으로 고려해 위원회에서 세 차례 회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변경 불가 방침을 밝혔다. 한 웹사이트가 3일 실시한 의견 투표에선 52 대 48로 코엑스가 봉은사를 눌렀다. 오전까지 70 대 30으로 봉은사가 앞서다 뒤집힌 것은 조직적 동원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봉은사 측도 역명 결정 전 인터넷 조사 때 신도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피장파장인 셈이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