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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초 자녀와 함께 등교하며 위험요소 살피고… 비 올땐 투명우산 주세요

입력 | 2015-03-05 03:00:00

[시동 켜요 착한운전]
학부모 교통안전교육 이렇게
‘안전 지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




학부모는 자녀의 교통안전 습관을 책임지는 제1의 선생님이다. 학부모 교육에 따라 자녀들의 등하굣길 풍경은 천차만별이다. 개학 시즌을 맞아 교통전문가들에게 자녀의 교통안전과 관련해 학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에 관해 물었다.

본보 취재팀은 3일 오전 8시 반 서울 강서구 가양2동 탑산초등학교에 ‘스쿨존 교통단속’을 나온 이창호 강서경찰서 교통안전계 3팀장을 만났다. 이 팀장은 우산 탓에 얼굴이 완전히 가려진 초등학생을 보며 “오늘 같은 날이면 꼭 투명우산을 쥐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린 날이면 운전자들이 시야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만큼 자녀 스스로 주변을 잘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기 초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피로감이 심해져 아이들이 더 부주의해질 수 있다는 점도 신경 써야 한다. 이날만 해도 반쯤 감긴 눈으로 등교를 하는 학생 수십 명이 눈에 띄었다. 이 팀장은 “등굣길에 고개를 숙인 채 앞사람 다리나 보도를 보며 걷는 학생도 많다”며 “자녀가 아침 등교에 익숙해질 때까지 통학을 돕거나 친구들과 함께 다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어린이보호구역에 한쪽 방향에만 인도가 나있는 경우 건너편 인도로 넘어가기가 어려워 그냥 도로 한복판을 걸어가는 학생도 많다”며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펜스가 쳐져 있는 인도로 다니게 숙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학부모가 직접 아이들과 함께 등굣길을 걸으며 상황별로 숙지해야 할 교통안전수칙을 알려주는 것이 가장 좋다. 마치 시각장애인들이 길을 익힐 때처럼 자녀들의 보행과정 하나하나를 살피는 것이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국 프랑스 등 교통선진국에서는 학교나 시민단체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립보행인증 교육’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학부모가 교육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와 자녀가 ‘통학로 교통지도’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부모가 개학 전후 2, 3일 정도 아이들과 함께 통학하면서 ‘안전한 동선’, ‘상황별 주의사항’을 직접 지도를 그려가며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이 교통지도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지리를 익히고 가장 안전한 통학로를 정할 수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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