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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대신 합의로 분쟁 해결”… 형사조정 2014년 5만건으로 늘어

입력 | 2015-03-05 03:00:00

전체 형사사건의 3%… 2만여건 합의




사소한 범죄를 무조건 처벌하는 대신 상호합의를 이끌어내는 형사조정제도가 형사 사건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안착하고 있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변찬우 검사장)는 2014년 형사조정 의뢰 건수가 5만4691건으로 전체 형사 사건의 3%에 달했다고 4일 밝혔다. 의뢰가 들어온 사건 중 56.1%(2만5523건)가 합의에 성공했다. 2007년 제도 시행 이후 매년 의뢰 건수가 늘고 있다.

주차 시비나 층간소음 같은 이웃 간 분쟁이 폭행으로 번지면 죄가 경미하더라도 전과자가 되기 십상이다. 형사조정제도는 이런 사소한 생활범죄에 대해 검찰과 지역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당사자 간 합의를 이끌어내 전과자 양산을 막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폭행 협박 명예훼손죄처럼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는 형사조정을 통해 서로 합의하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 범죄 혐의가 명백해도 당사자끼리 합의하면 기소유예하거나 벌금형 약식 기소하는 식으로 형벌을 줄여준다.

검사가 형사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거나 사건 당사자가 원할 때는 전문성과 덕망을 갖춘 지역 공동체 구성원으로 짜인 형사조정위원 2, 3명이 당사자들을 불러 모아 중재를 시도한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조정을 받을 수 있고, 당일 조정이 가능하도록 조정위원이 각 검찰청사에 상주하기도 한다.

검찰은 올해부터 형사조정으로 결정한 합의내용에 대해 공증을 받도록 하고 공증수수료도 지급하고 있다. 만약 약속한 합의금을 받지 못하면 상대방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 박지영 대검 피해자인권과장은 “분쟁을 원만히 끝내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돕는 회복적 사법정책이 확대되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