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테러를 한미합동군사연습과 연계시키며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범인 김기종 씨를 ‘반전평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대표’라 지칭하며 “리퍼트에게 ‘정의의 칼 세례’를 안겼다”고 주장했다.
사건발생 10시간 만에 신속하게 논평을 낸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해 온 북한으로서는 김 씨의 테러행위를 두둔함으로써 남남갈등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한미동맹의 균열을 획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같은 의도를 반영하듯 북한은 이번 사건은 “반미기운이 높아가고 있는 속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범인 김씨가 “괴뢰경찰에 연행되어 끌려가면서도 전쟁반대와 미국 남조선합동군사훈련반대구호를 계속 외쳤다”고 전했다.
북미관계 역시 더욱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니엘 핑크스턴 국제위기기구(ICG)서울지국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잘못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투의 전형적인 북한 선전선동전이다”며 “이미 최악인 북미관계가 더 악화될 만한 여지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북한은 2010년 7월 김 씨가 주한일본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 2개를 투척했을 때도 “김기종의 항의는 일본에 대한 분노를 던진 것”이라며 “찬양을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