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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성적 뒤지는 이유는? 64개국 조사해보니…

입력 | 2015-03-06 15:20:00


전세계 64개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조사결과 남학생이 온라인 게임과 인터넷 서핑에 여학생보다 17%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1시간 더 많은 주당 5시간30분 씩 공부를 하기 때문에 성적차가 점점 커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7일 발간 예정인 ‘열등한 성(性)’이라는 제목의 최신호 기사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성적이 뒤지는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영국과 미국도 마찬가지며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했다. 수학을 빼면 여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결과 15살 기준 남학생들은 수학만 앞서 여학생보다 약 3개월 진도가 빠르고, 과학 부문은 서로 비슷하지만 읽기 부문에서는 여학생이 상당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64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 결과는 여학생이 전체적으로 남학생보다 성적이 약 1년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하위권 학생들의 차이는 더욱 컸다. 남학생은 읽기, 수학, 과학 등 3가지 과목에서 여학생보다 과락할 가능성이 50% 더 높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같은 현상이 남녀 간 학습시간과 학습태도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책읽기를 많이 하는 습관을 꼬집었다. “재미삼아 책을 읽는다”고 답한 여학생 비율은 4분의 3에 이르지만, 남학생은 이에 절반도 채 안됐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읽기 능력은 모든 학습능력의 기본”이라며 “남학생이 읽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모든 과목에서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료 학생들의 수업태도도 차이가 있었다. “학교 수업은 시간낭비다”라고 답한 남학생의 비율은 여학생 비율보다 배 이상 많았다. 남학생 교실은 여학생 교실보다 떠드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 대학생 비율 중 여학생이 남학생 보다 많은 나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OECD 회원국에서 여대생 비율은 1985년 46%에서 지금 56%로, 2025년에는 5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영국, 스칸디나비아 몇몇 국가에서는 이미 여대생의 비율이 남학생 비율을 추월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남녀 학생간 학습능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남학생들에게 숙제를 더 시키고, 비디오 게임 시간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또한 남학생들에게 비소설류를 읽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성(性)에 따른 학습격차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국가에서 최상위 학교의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읽기를 더 잘했고, 중국 상하이의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수학성적이 월등했다.

현 상황에서 대졸 여성의 임금은 대졸 남성의 75%에 불과하다. 법조나 의료 부문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숫자로 동등하게 출발하지만 10~15년 후 여성은 출산과 양육 탓에 뒷전으로 밀려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코노미스트지는 머지않은 미래에 여성이 전문직 사회에서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대기업 경영자나 변호사, 의사, 금융인, 정치인 등 남성 점유 직종은 사회적 성취를 갈망하는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에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다만 이렇게 사회와 고용 구조가 여성 쪽으로 바뀐다면 앞으로 여성이 아니라 교육을 받지 못해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남성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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