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이 겉으로는 “명분 없는 탈당” “광주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판을 하지만, 당장 인지도나 비중 면에서 천정배를 꺾을 만한 대항마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이 의석을 얻지 못한다면 보선 3곳 전체의 판도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천 전 의원에게 맞설 경쟁력 있는 인물을 ‘전략공천’하자니 이미 경선을 하겠다고 천명해놓은 터여서 명분이 없다.
▷지난해 7·30 재·보선 때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는 광주 광산을에 공천 신청한 천정배를 ‘중진불가론’을 내세워 사실상 제쳐놓고 ‘광주의 딸’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밀어붙였다. 천 전 의원 쪽에서는 당이 앞길을 막으니 당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할지도 모르겠다. 정동영 전 의원도 공천을 안 준다고 둥지를 박차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전례가 있다. 그러나 4·29 보선에서 1년 뒤면 총선이다. 정치인은 때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진득하게 때를 기다리는 맛도 있어야 한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