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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 IS에 공식 충성 맹세

입력 | 2015-03-08 16:54:00


나이지리아 북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이슬람국가(IS)’에 공식적으로 충성을 맹세했다. 최근 지구촌을 상대로 가장 활발하게 테러 활동에 나서는 극단적 무장단체가 힘을 합친 셈이어서 세계 각국의 테러 위협에 비상등이 켜졌다.

7일 BBC 등 주요 외신들은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가 아랍어로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메시지를 이 단체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고 전했다. 셰카우는 이 메시지에서 “우리는 무슬림의 칼리프인 이브라힘 이븐 아와드 이븐 이브라힘 알후세이니 알쿠라시(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또다른 이름)에 대한 연계를 선언한다. 고난과 번영의 시기에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복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상 없이 음성만 공개돼 셰카우가 직접 말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음성이 진짜일 것이라는데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영어를 쓰는 나이지리아에서 아랍어로 충성을 서약한 것은 IS에 상당한 예우를 갖춘 것으로도 풀이된다.

어떻든 중동과 아프리카에 거점을 둔 가장 호전적인 테러 집단 두 곳이 연계하면서 서방국가 및 민간인을 상대로 한 잔혹한 테러가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나이지리아 전문가인 폴 루벡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알카에다와의 연결을 유지하면서도 독자성을 버리지 않았던 보코하람이 IS에 충성서약을 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보코하람은 IS의 전술인 ‘참수와 노예 만들기’를 최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보코하람은 2일 ‘경찰의 스파이’라고 주장하며 두 남성의 목을 베는 장면이 담긴 6분짜리 영상을 처음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NYT는 또 미국의 한 정보기관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서약으로 보코하람이 IS의 명령을 직접적으로 따fms다기보다는 IS로부터 자금이나 물질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반대로 IS는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의 소규모 무장단체에 이어 보코하람과 같은 큰 테러단체를 복속시켰다는 홍보효과를 얻음으로써 또 다른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카에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IS와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맹주 자리를 놓고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코하람은 현재 IS 등 외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 2월 아프리카 54개국 대표들은 보코하람을 격퇴하기 위해 연합군을 창설했고 이들은 최근 보코하람으로부터 수십 개의 도시를 재탈환했다. 이에 보코하람은 본거지인 동북부 보르노 주 궈자 마을에서 연합군과 마지막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임신한 젊은 여성과 억류 중이던 민간인을 풀어준 뒤 마을 주변에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어로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의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을 받는 여학생들을 납치해 팔아넘기는데다 어린 여자아이를 이용한 자살폭탄테러를 자주 저질러 악명이 높다. 약 6000명의 전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9년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1만30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7일에도 나이지리아 동북부 최대 도시 마이두구리에서 3차례의 자살폭탄테러를 저질러 최소 47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을 다치게 했다.

최창봉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