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 마무리
카타르 ‘태권 소년소녀’ 격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한 호텔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관람한 뒤 카타르 어린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도하=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8일 중동 순방을 마친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의 촌평이다. 박 대통령은 올해 첫 순방지로 중동을 결정하면서 ‘제2의 중동 붐’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차 중동 붐으로 조국 근대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자신은 2차 중동 붐을 기반으로 경제 대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에서다.
8일간 중동 4개국 강행군에 나선 박 대통령은 두둑한 ‘경제성과 보따리’를 챙겼다. 무엇보다 한국형 스마트 원전(중소형 원전)의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르면 내년 스마트 원전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소형 원전을 수출하는 건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물꼬를 튼 해외 원전사업 수주를 사우디로 이어가면서 원전 수출의 활로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과 에너지, 건설 분야 중심에서 보건의료 분야로 협력의 폭을 넓힌 점도 눈에 띈다. 한국은 이번 순방 기간 쿠웨이트와 보건의료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중동 주요 4개국과 모두 보건의료 협력에 나서면서 한류가 의료 분야로 확대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달 서울성모병원이 UAE 아부다비에 건강검진센터를 연 데 이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내년 사우디 리야드에 여성암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번 중동 순방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처음 도입한 한국 기업과 현지 기업 간 일대일 상담회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115개 국내 기업이 참여한 상담회에선 모두 44건, 1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경제사절단 간담회 도중 쿠웨이트 정유공장 건설 사업을 한화건설과 현대중공업, 대우건설이 낙찰받아 51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를 수주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기관들이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업들을 상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운영 방식을 사우디에 전수하기로 한 것 역시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아부다비에는 중동 지역 처음으로 한국문화원이 들어서 한류를 이슬람권 국가로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 대통령은 7일 도하에서 열린 ‘한-카타르 문화 교류의 밤’ 행사에 참석해 ‘태권도 확산’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선 국기원 선수단의 격파 시범과 카타르 왕족 어린이 수련생의 태권도 시범공연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