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신년 국정연설에서 “1만5000달러(약 1647만 원)로 한 해 동안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해보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월마트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기조에 앞장서 호응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보이지 않은 손(invisible hand)에 강조점을 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미국 경기가 회복하면서 기업들 사이에 노동자 구하기 경쟁이 치열해지자 월마트가 선수를 쳤다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최저임금을 지난해 7% 올렸는데 올해는 더 빠른 속도로 올리겠다”고 말하고 기업 측에 근로자 임금 인상도 독촉했다. 한국 정부도 미국 정부처럼 해보겠으니 우리나라 기업도 월마트처럼 해보라는 것으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 부총리의 발언이 있은 바로 다음 날 올해 적정 임금인상률을 1.6% 이내로 제시했다. 적정 임금인상률을 제시하기 시작한 1970년대 중반 이후 최저치였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