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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궁금해요]어르신 낙상 골절, 최대한 빨리 수술부터

입력 | 2015-03-09 03:00:00

노모가 욕실서 엉덩이뼈 다쳤는데




양규현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 최근 70대인 어머니가 욕실에서 미끄러져 엉덩이뼈가 부러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어머니의 골밀도가 매우 낮아 골절이 심하게 발생했으며, 회복도 더딜 것이라고 합니다. 어머니 연령을 고려한 최선의 치료 방법과 앞으로 어떻게 회복을 도와드리는 것이 좋을지 궁금합니다. ―송민경 씨(회사원·서울 성북구 길음동) 》



안락한 집 안도 낙상사고에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발표한 ‘고령자 안전사고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안전사고의 61.5%는 집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사고 유형 중 낙상 사고의 비율이 44.7%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물기가 많거나 어두운 욕실, 침실, 부엌에서 낙상으로 인한 골절 사고를 조심해야 합니다.

고령의 여성은 폐경 뒤 에스트로겐 호르몬 감소로 골밀도가 감소해 뼈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약한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뼈가 얇아지고 속에 구멍이 많이 생겨서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져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골다공증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골절을 ‘골다공증성 골절’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이 부러진 뼈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붙는다고 생각하는데, 노인의 경우 다른 합병증과 함께 기능 저하를 동반합니다. 골절이 없는 노인과 비교했을 때 사망률도 월등히 높아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보입니다.

골다공증 환자가 골절을 당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거동이 불편해져 침상에 누워서 지내야 하고, 이로 인한 내과적 합병증인 욕창 폐렴 요로감염 등으로 사망에 이르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엉덩이뼈 골절 후 1년 평균 사망률은 약 20%이며 5년 내 사망률은 59%라고 합니다. 다발성 척추 골절 후에도 5년 내 사망률은 72%나 됩니다.

추가 골절의 위험이 높은 것도 문제입니다. 골다공증성 골절을 동반한 중증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1명은 1년 내, 2명은 5년 내 다른 부위의 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치료 경과도 좋지 않아 회복이 되더라도 약 50%는 영구적 장애, 25%는 장기 요양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이유로 골다공증성 골절을 동반한 중증 골다공증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우선 합병증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이른 시간 안에 부러진 뼈를 수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골절 치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전신의 뼈를 강화해 추가 골절의 위험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또 환자의 연령과 골절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양규현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