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단둥 맞은 편 신의주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농수산물을 중국쪽에 넘기고 있다.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이다. 단둥=변영욱기자 cut@donga.com
올해 북한의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의 핵심 수출품목인 무연탄과 철광석이 중국의 소비 감소와 환경 규제 강화,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는 3대 악재에 부딪혀 수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광물은 최근 북한 전체 수출액의 6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중국의 석탄 소비 감축 및 환경 규제 강화
6일 발표된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2015년~2020년 석탄 소비 계획’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소비량은 2017년까지 8000만 톤, 2020년까지 1억6000만 톤 이상 각각 줄어들 예정이다.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에 대처하고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중국이 연도별 석탄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이번 결정의 최대 피해자는 북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체 광물의 97.4%가 중국에 수출되고 있을 정도로 의존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북한의 대중 무연탄 수출액은 북한 전체 수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조치 시행에 따라 중국 기업에서는 오염물질이 많은 저질 무연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중국으로 수입되는 무연탄은 주요 오염물질 함유량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전량 반송되고 있다.
문제는 북한산 무연탄 대다수가 강화된 중국의 환경규제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 실제로 지난달 27일 북한산 무연탄을 적재한 화물선이 중국 산둥(山東) 성 르자오(日照) 항에 도착했다가 수은 함량 기준치 초과로 검역을 통과하지 못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갔다. 중국에 도착한 북한 무연탄이 반송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제 광물가격 하락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 광물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북한 수출이 큰 타격을 받았다. 3,4년 전만 해도 톤탕 100달러를 넘었던 무연탄 수출가격이 2013년 83.4달러, 2014년 73.4달러로 점점 하락하더니 올해 1월엔 65달러까지 폭락했다.
철광석 수출가격 역시 2011년에 톤당 129.3달러였지만 올 1월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53.9달러까지 떨어졌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에 따르면 북한의 올 1월 철광석 수출은 827만 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급격히 위축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