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10대 무슬림 청소년으로 사는 건 순탄치 않습니다.”(산드라 이브라힘·14·여)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국제적 악명을 떨치며 미국 뉴욕에 사는 무슬림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이 더욱 힘들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뉴욕의 무슬림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6일 보도했다. 다양한 국적의 히스패닉과 흑인, 가톨릭과 유대교가 함께 어울려 사는 국제도시의 공립 중학교 이야기다.
뉴욕에서 공립 학교에 다니는 무슬림 학생은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올해 초 샤를리 에브도 총기 난사 사건 등 잇따른 IS의 테러 이후 이 학생들은 친구들로부터 “아빠가 IS 조직원이냐 아니면 네가 IS 조직원이냐” “너도 테러리스트다”등 폭언을 더욱 자주 듣고 있다.
산드라는 “친구들이 ‘아마 너도 이 학교를 폭파시킬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샤를리 에브도 사건이 터진 1월 이후 곱지 않은 시선은 더 심해졌다. 그의 어머니 위삼 후세인 씨(41)는 “사건이 발생한 뒤 맨해튼의 차이나타운을 지나갔는데 10명 중 7명이 지나가며 나에게 욕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최근 후세인 씨는 딸을 무슬림 학생이 비교적 많은 집 근처 학교로 전학 보냈다.
또 다른 공립 중학교에 다니는 나예라 자란(14·여)은 “히잡을 쓰면 학교에서 친구들이 ‘빈 라덴의 딸이니?’라고 묻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차별이 심해지자 많은 무슬림 청소년들이 주중에는 공립학교, 주말에는 무슬림 커뮤니티 센터에 다니고 있다. 이 학생들은 최근 흥행한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로 인해 안티 이슬람 문화가 퍼졌다고 믿고 있다. 아메드 자밀 커뮤니티 센터장은 “중학생들이 친구에게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놀라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