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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 제보로 1조5000억 원 추징…포상한도 20억→30억 상향

입력 | 2015-03-09 18:19:00


건강기능식품업체 A사는 제품을 팔면서 임직원의 차명계좌로 대금을 받는 방식으로 소득을 탈루했다. 친인척 명의로 계열사를 만든 뒤 소득을 분산시키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신고소득을 줄인 A사 대표는 부인 명의로 고급아파트와 수입차를 사고,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냈다. 계속되던 A사 대표의 세금 탈루 행각은 내부 직원이 국세청에 제보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A사는 세무조사 후 수십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고 제보한 직원은 수천만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정부가 지난해 탈세 제보를 토대로 거둔 세금이 1조50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명계좌 신고건수는 1년 사이 갑절 이상 늘었다. 9일 국세청이 내놓은 ‘탈세 제보 및 차명계좌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탈세 제보로 추징한 세액은 1조5301억 원으로 2013년(1조3211억 원)보다 15.8% 증가했다. 제보 건수(1만9442건)는 전년대비 3.6% 늘었다. 정재수 국세청 세원정보과장은 “포상금 한도액이 높아지면서 세금 탈루자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제보자들이 세정(稅政)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1억 원이던 탈세 제보 포상 한도액은 2013년에 10억 원, 지난해에는 20억 원으로 높아졌고, 올해는 30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2013년까지는 제보를 바탕으로 거둔 세금이 1억 원 이상일 경우 탈루세액의 최대 5%를 포상금으로 줬지만, 지난해부터는 추징세액이 5000만 원 이상일 때 최대 15%를 지급하는 것으로 문턱을 낮췄다.

차명계좌 신고 건수는 2014년 1만2105 건으로 전년 대비 37.6% 증가했고, 추징액(2430억 원)은 109.7% 늘어났다. 국세청은 차명계좌 신고를 토대로 확인한 탈루세액이 1000만 원 이상일 경우 최대 1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제보의 과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보 분석 작업을 강화하는 한편 제보자 신원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