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활용 격차 갈수록 심화
금융권에 핀테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세대별 금융 활용 방식의 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젊은 층은 손바닥 위의 금융혁명으로 거래하기가 편해졌다고 핀테크를 반기지만 PC도 어려운 장년층에게 핀테크는 먼 세상 얘기다. 소외감을 호소하는 중장년층이 점점 늘면서 이른바 ‘핀테크 디바이드(격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금융권, 모바일 전용 상품에 두둑한 혜택 제공
‘핀테크 전쟁’은 이미 막이 올랐다. 은행들은 모바일 전용 상품을 강화해 고객층 확보에 열을 올리는 등 핀테크 조류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분주하다. 특히 모바일뱅킹 예·적금에 우대금리를 더해 주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우리은행도 곧 고객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출약정서를 작성하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아파트론’(가칭)을 내놓을 예정이다.
○ 스마트폰 익숙지 않은 장년층 ‘소외감’ 호소
이런 변화는 젊은 층에게는 반가운 흐름이지만 스마트 금융에 익숙지 않은 장년층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이들은 여전히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업무를 처리한다. 우대금리 혜택 등을 앞세운 각종 스마트폰 전용 상품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PB 서비스도 이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 씨(58)는 “스마트폰이 있긴 하지만 손자 사진을 받아 보는 데 활용하는 정도”라며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스마트폰 뱅킹 상품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사실에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전년보다 29.6% 증가한 4820만 명이었지만 50대와 60대 이상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에 그쳤다. 또 장년층은 모바일뱅킹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이용이 잔액 조회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 실적 중 조회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91.3%에 달했다.
우리금융연구소 김종현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경쟁을 벌이며 모바일 채널에 집중하고 있다”며 “장년층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뱅킹 메뉴를 단순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