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3월의 주제는 ‘정직’]<43>표기위반 갈수록 지능화
수입 삼겹살을 발로 밟아 늘이는 모습. 동아일보DB
서울 송파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38)는 최근 원산지를 속이고 영업을 했다가 시쳇말로 쫄딱 망했다. 주중에는 100g당 6100원 정도 하는 강원 홍천산 등심을 팔았지만 주말에는 호주산 쇠고기를 100g당 1600원에 공급받아 팔았던 것. 물론 이 주말용 고기가 호주산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명기하지 않았다. 국내산이라고 해서 팔아야 이득이 많이 남기 때문. 최 씨가 주말에만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원산지 표시 단속을 하는 공무원들이 주말에는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단속원을 속이기 위해서 호주산 쇠고기는 금요일 저녁 늦게 소량씩 공급받았고, 평일 냉장고에는 국내산 등심만 보관했다. 거래명세서 등 관련 서류에는 호주산을 거래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상인들의 정직하지 못한 원산지 표시는 내수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산 판매량 감소는 가격 상승과 수입량 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선량한 소비자들의 부담만 늘어나는 셈이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은 “작은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속이면 장기적으로는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며 “상인들이 메뉴판에 기재한 원산지를 반드시 지켜 국내 경제에 조금이라도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