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독일에서는 ‘하모니무지크(Harmoniemusik)’라는 연주 형식이 유행했습니다. 대체로 오중주 정도의 목관앙상블로 연주하는 실내악을 뜻합니다. 처음에는 하모니무지크를 위한 새 음악들을 창작했고, 점차 교향곡과 같이 편성이 큰 음악을 하모니무지크용으로 편곡해서 듣는 것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오디오가 없던 시절에 귀족이나 부호가 거실에서 교향곡을 듣는 색다른 경험도 멋졌지만, 대곡을 큰 편성으로 듣는 것과 달리 각 파트를 명료하게 듣는 것도 웅장함 못지않은 매력으로 느껴졌던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독일의 ‘MDG’처럼 하모니무지크로 연주되던 레퍼토리를 전문으로 발굴하는 음반사도 생겼습니다.
하모니무지크와는 다른 일이지만, 오늘날 전 세계 콘서트홀을 장악하고 있는 구스타프 말러(사진)의 교향곡도 실내악단용으로 편성을 줄여 잘 연주됩니다. 그 계기는 아널드 쇤베르크가 편곡한 말러의 ‘대지의 노래’였습니다.
민간 오케스트라인 안디무지크필하모니아가 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연주에 이어 13일엔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4번을 실내악 버전으로 선보이는군요. 국내 음악가가 편곡한 악보를 사용한다니 한층 과감한 음향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