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 장군 등 동학 간부들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 해인 1893년 11월 전북 정읍시 고부면 주산(대뫼)마을에 모여 사발통문에 서명하고 거사를 결의했다. 전봉준 최경선 김도삼 등 동학농민운동 주요 지도부와 고부의 동학교도, 농민 20여 명은 이 마을 송두호의 집에 모여 궐기를 결의했다.
사발통문 거사 계획은 고부군수 조병갑의 갑작스러운 인사발령으로 보류됐다가 이듬해 1월 10일 농민군이 고부관아를 점령함으로써 성사됐다. 이를 계기로 동학농민운동은 본격화됐고 무장을 경유해 백산대회를 정점으로 본격적인 혁명군의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 사발통문은 동학농민운동이 계획적인 혁명운동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동학농민운동의 시작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료다. 현재 남아있는 동학 유물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발통문은 자취를 감췄다가 1968년에야 빛을 보게 됐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