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스맨’-‘인터스텔라’(아래).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워너브라더스코리아
‘킹스맨’ ‘인터스텔라’ ‘비긴어게인’ 등
국내흥행기록이 전세계 1·2위권 차지
다양성 측면의 문화적 욕구 파고들어
할리우드마저 놀라게 만드는 ‘한풍’(韓風)이 국내 극장가에서 불고 있다.
최대 영화시장인 북미 지역보다 국내서 더 높은 기록을 세우거나 심지어 전 세계 흥행 1위에 오르는 외화가 탄생하고 있다.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킹스맨)와 지난해 신드롬을 만든 ‘인터스텔라’, ‘비긴어게인’이 대표적이다.
‘킹스맨‘은 국내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외화로 최고 기록(430만 명)을 세웠다. 북미에 이어 국내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뒀다. ‘킹스맨’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10일 “기존 스파이 액션을 전복할만한 이야기를 유머로 버무려낸 점이 주효했다”며 “패션이나 음악을 내세워 감각적인 영화를 원하는 젊은 관객을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우주과학소재 영화 가운데 처음 1000만 관객을 모은 ‘인터스텔라’나 상영관 200개 미만인 다양성영화로 출발하고도 340만 명을 동원한 ‘비긴어게인’도 비슷한 성과를 냈다. 두 영화의 국내 흥행 기록은 각각 전 세계 2위, 1위에 해당한다.
이들 세 편을 관통하는 공통된 감성 키워드는 ‘부성애’다. 각종 우주과학이론이 총합된 ‘인터스텔라’가 가족단위관객을 불러 모아 흥행에 성공한 원인 역시 절절한 부성애로 풀이된다.
티켓파워 강한 배우에만 의존하지 않은 점도 이들 영화의 공통점이다. 한두 명의 스타에 매달려 비슷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한국영화와는 다른 선택이 반전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킹스맨’은 태론 에거튼 같은 새 얼굴을 내세운 시도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높아지는 관객의 문화적인 욕구를 ‘킹스맨’이나 ‘비긴어게인’ 같은 신선한 영화가 채워주고 있다”며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큰 한국영화 대신 외화에 관심이 쏠린다”고 분석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