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에이징 지나 웰에이징의 시대로 진입 늘어난 평균수명만큼 잘 늙는 법 공유하고 실천해야
#2 모 화장품회사가 주최한 쿨가이 선발대회에서 50대 아저씨가 20∼30대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젊은이들을 능가하는 동안 외모보다 ‘연륜이 묻어나는’ 세련된 몸매로 주목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노화를 받아들이기
한때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시대적 트렌드로 떠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안티에이징이 가진 이미지가 건강보다는 자연적 노화를 거스르려는 불편한(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비치면서, 웰에이징처럼 노화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걸맞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점차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끊임없이 발달하는 새로운 의학기술과 다양한 건강법의 등장은 전 세계인의 평균수명을 늘려주고 있다. 그 늘어나는 수명만큼 ‘웰에이징’이라는 키워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잘 늙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보다 태초부터 사람들이 가져온 원초적 기대 때문이다. ‘건강하게, 그리고 나이에 걸맞은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욕망 말이다.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은 비상, 주목받는 웰에이징
2014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구조의 비교·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대한한국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이 34개국 중 12.2%로 30위에 머물렀으나, 증가 속도로는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이 결과는 1970년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을 1로 설정했을 때 2013년까지 몇 배로 증가했는지 비교한 것으로 OECD 평균은 1.6배 증가한 반면, 대한민국은 약 4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OECD가 2014년에 발표한 건강정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에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6년에 20.8%를 넘을 것으로 분석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 전망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와 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건강에 대한 우려를 한층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로 수명은 늘어가지만 건강은 비상인 시대. 결국 ‘웰에이징’은 선택에 따른 과제가 아니라, 평생을 끌어안고 관리해야 할 필수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판매하는 웰에이징 전자기기.
식품, 화장품, 뷰티… 한층 넓어지는 범위
우리보다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 현재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사회에 맞춰 웰에이징 관련 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역시 웰에이징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식품 쪽이다.
이와 함께 화장품, 뷰티 분야에서도 ‘현명하게 나이 먹는 대안’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필러나 보톡스 시술처럼 인위적인 안티 에이징에 나서는 방식보다 자연스러운 주름이나 피부 관리 쪽으로 트렌드가 변화해가고 있다. 또한 시세이도, 가네보 같은 화장품 기업들은 고순도 프로폴리스 성분을 담은 기능성 화장품을 연이어 출시했으며, 스킨베리어 크림, 논케미컬 선 비비 등 고기능성 웰에이징 상품도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헬스케어 부문
한편 웰에이징을 타깃으로 한 전자기기도 속속 등장해 관련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는 파나소닉은 2007년 자기혈당측정기용 센서를 업계 표준으로 만든 이래 초음파 자기진단장치, 세라믹 다층기판 등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A Better Life, A Better World’를 기치로 들어 소비자들의 더 나은 삶을 지향하면서 고령자를 넘어 젊은층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소비재 가전 분야에서 뷰티 케어나 눈 피로 완화기, 나노이온 두피 관리기 등이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이렇듯 ‘고령화 대국’ 일본은 일찍부터 웰에이징 시장을 형성, 발전해가며 여러 분야에 걸쳐 다채로운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웰에이징(Well-Aging)=(웰에이징은 사람답게 사는 ‘웰빙(Well-Being)’과 사람답게 죽는 ‘웰다잉(Well-Dying)’의 중간, 바로 그 과정에서 ‘사람답게 늙는다(현명하게 나이 먹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