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11일 S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먹는 닭은 육계(肉鷄)라는 구이용 닭으로 외국에선 오븐이나 프라이팬으로 구워 먹지 우리처럼 튀김옷을 입혀서 튀기는 방식으론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프라이드치킨에 양념을 더한) 양념 치킨이 크게 번지고 있다”며 “그 안의 닭은 맛이 중요하지 않다. 튀김옷에 발라진 양념 맛으로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우리나라 닭은 왜 맛이 없는 걸까.
그는 콕 짚어 “크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육계 종자는 국가별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
“(닭은) 큰 게 더 맛있다. 종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만큼 키우느냐의 문제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부화 후) 30일을 키워 1.5kg짜리를 낸다. 그런데 보통 서양 등 다른 나라에선 2.9kg까지 키운다.”
가장 맛있는 닭이 될 때까지 더 키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사육장에서 기르니까 사육환경이 그렇게 좋지 않아 폐사율이 높아지고 질병에 대한 우려가 있어 빨리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우리나라 가게에서는 닭을 주문할 때 마리로 한다. 소나 돼지고기는 그램 단위로 파는데 닭은 마리로 판다는 게 함정”이라며 “1.5kg짜리나 1.7kg짜리나 다 같은 한 마리니까 손해 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영계’가 더 맛있다는 속설에 대해서는 “영계는 원래 ‘연계(軟鷄)’ 즉 연한 닭이라는 뜻으로 보통 3월 정도에 부화해 3~4개월 자란 상태, 보통 7월이나 8월 정도에 이르렀을 때 연계라는 말을 쓴다”며 “최소 100일 이상 자라야 영계라 한다. (프라이드치킨에 주로 쓰이는) 30일짜리는 영계가 아닌 병아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