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식 접근 선호 ‘쿨한 손님’… IS 대처 등 외교현안 해결 걸림돌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관계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이란 핵협상 정책을 비판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연설을 보지 못했다”는 싸늘한 반응을 내놓았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아예 시간을 들이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모든 사람에게 친밀감을 과시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비즈니스식 접근법’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조차 “외국 정상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스타일이 아니다”고 시인할 정도다. 이 때문에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 IS 공습, 기후변화 협약 체결 등을 주도할 때도 단순히 마음이 맞는 국가들만 동참한다는 것.
오바마 대통령과 상대적으로 깊은 친분을 쌓았던 외국 정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꼽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과는 우호관계를 맺었지만 가까워지진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사이가 좋았지만 미국 정보기관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한 사건이 불거진 뒤로 서먹해졌다. 마틴 인다이크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가까워지길 원했지만 시 주석이 그런 관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