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硏 30개국 비교… 학교생활 만족도는 26위 그쳐
대한민국 아동의 슬픈 자화상
김 연구위원은 유엔아동기금 (UNICEF·유니세프)에서 조사한 ‘국가별 아동 삶 만족도’와 우리나라 아동의 만족도를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진이 실제로 유니세프가 2013년 발표한 ‘부유한 국가 아동의 주관적 웰빙’ 조사 결과와 같은 지표를 적용해보니,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학업스트레스 지수는 50.5%였다. 이는 둘 중 한 명은 학업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로, 유니세프 조사 대상 29개국의 평균인 33.3%보다 17.2%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학업스트레스가 높은 만큼 학교생활 만족도(학교를 매우 좋아한다고 응답한 아동들의 비율)도 낮은 편이다. 국내 아동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18.5%로 30개국 중 26위였다. 전체 평균은 26.7%로,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체코와 핀란드, 이탈리아와 에스토니아뿐이었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아일랜드(42.5%)였으며, 영국과 미국도 각각 27.6%와 30.7%로 평균을 웃돌았다.
학업스트레스는 높고 학교생활 만족도는 낮다 보니 국내 어린이들의 삶 자체에 대한 만족도 역시 60.3%로 매우 낮았다. 30개국 가운데 27개국이 80%를 넘었다.
반면 주관적 건강상태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비율은 2.6%, 최근 6개월간 두통, 복통, 우울 등 신체증상 8개 중 2개 이상을 주 1회 이상 경험했다는 비율은 4.6%로 각각 3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두 지표의 평균값이 각각 13.4%, 29.9%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 아동들은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와 학업스트레스는 최악인 데 반해 주관적 건강상태와 신체증상은 최고인 극단적인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부분적으로는 고통에 대한 높은 인내심이나 학력 위주의 경쟁적 학교 환경 등 한국의 문화, 환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