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고객 급감… 독학재수생 6만명
요즘 명문학원에 무슨 일이…
학생 수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로 사교육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경기 불황과 사교육 시장 침체로 인해 관련 업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 쉬운 수능 기조로 수험생 증가가 예상됐던 올해도 이들이 입시학원으로 발길을 옮기진 않고 있어 사교육 업계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입시업계 지각변동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국내 오프라인 학원의 대명사였던 종로학원이 하늘교육에 인수된 것이 신호탄이다. 지난해 11월 하늘교육이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으로부터 종로학원 주식을 전부 사들이면서 재수학원 업계에서 급부상했기 때문. 이로써 하늘교육은 5개였던 소속 학원 수를 8개로 늘리면서 무게를 키웠다.
반면 사교육 업계 전통의 강자인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4월 매각을 추진하다가 무산되는 진통을 겪었다. 2월에는 신설회사인 메가스터디교육이 온오프라인 사교육 사업을 전담하고 기존 메가스터디는 투자 회사로 분할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교육 시장 변화는 무엇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수험생 수도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소폭 반등하기 전까지는 재수생 역시 감소세였다. 재수생은 2000년 23만8133명에서 지난해 13만1538명으로 10만 명 이상 줄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유명 재수학원에 들어가려면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지만 최근에는 일부 학원을 제외하고는 수강생 모집이 어려워졌다고 입시업체 관계자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더구나 지난해 쉬운 수능 기조로 인해 재수생 증가가 예상됐지만 학원 등록으로는 이어지지 않으면서 사교육 업체의 위기감은 최근 더 높아졌다. 한 사교육 업체 관계자는 “올해 학원가는 재수생들이 등록하지 않아 고민”이라며 “유명 재수학원이라고 하더라도 올해 재수생 등록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70% 정도”라고 말했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오프라인 재수학원뿐만이 아니다. 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높아지고 ‘쉬운 수능’ 기조가 이어진 것도 사교육 업체에는 타격이다. 수능연계율을 70%로 높이면서 입시학원 의존도가 떨어졌기 때문. 여기에 기숙형학원이나 재수종합학원을 다니지 않는 ‘독학 재수생’이 증가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수능이 쉽게 나오기 때문에 EBS 중심으로 독학해도 된다는 인식이 있어 업계에서는 재수생 13만 명 중 6만 명 정도가 독학 재수생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현석 lhs@donga.com·남윤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