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 조합장 동시선거가 실시된 11일광주시 광산구 동곡농협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농협 조합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농·수협·산림 조합장 1326명을 뽑는 제1회 조합장 동시선거가 지난 11일 열렸다. 동아일보는 12일 “조합장 동시선거는 ‘돈 선거’ 광풍이 여전했고 제도상의 허점 때문에 정책선거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까지 전국에서 조합장 동시선거 관련 위법 행위 746건을 적발했다. 중선위는 이 가운데 147건을 고발하고 74건을 수사 의뢰 및 이첩, 525건을 경고 조치했다. 동아일보는 “특히 기부행위가 전체 위법행위 중 291건에 달해 당선 무효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한 “이러한 불법·탈법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조합장이 농어촌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강원 고성군의 조합원 A 씨는 “탐낼 만하니까 서로 하려고 욕심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조합장 동시선거에 ‘정책 실종’의 문제도 거론했다. 이번 선거에선 토론회나 합동연설회 등이 모두 금지됐고 예비후보 등록도 없었다. 오직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이에 현 조합장의 ‘현직 프리미엄’만 높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충북 단위농협 조합원 양모 씨(58)는 “투표장에 막상 들어서니 누구를 선택할지 몰라 결국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면서 “연설회를 한 번이라도 했으면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국 조합장 동시선거의 투표율은 80.2%로 집계돼 지난 2005년 이후 치러진 개별 조합장 선거 평균 투표율(78.4%)를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