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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행은 유유자적…전통문화 힐링투어

입력 | 2015-03-13 06:40:00

봄소식과 함께 매년 4월 초 열리는 영암 왕인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거리퍼레이드 ‘왕인박사 일본가오’. 전통한옥의 수려한 곡선미를 은은한 조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일산한옥마을 정와. 유교문화 전통을 체험하는 ‘배움여행-여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남 장성 필암서원(맨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영암군청·일산한옥마을 정와·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단


■ ‘3색 슬로투어’ 어때?

영암왕인문화축제…백제문화 유산 퍼레이드
배움여행…서원·향교서 전통유교문화 체험
일산한옥마을…도심서 느끼는 한옥의 정취


아직은 꽃샘추위와 옷 속으로 시나브로 스며드는 차가운 바람이 몸을 움츠러들게 하지만 그래도 성큼 큰 걸음으로 다가오는 봄은 막을 수가 없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열고 가볍게 나서는 봄여행은 ‘유유자적(悠悠自適)’이 정답이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마음으로 느긋하게 가는 ‘슬로 투어’가 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봄철에 알맞은 ‘3색 슬로 투어’를 모았다.

● 영암왕인문화축제

전남 영광은 자연경관 못지않게 백제 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벚꽃이 피는 4월초에는 백제 왕인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이 축제는 4월 9일부터 12일까지 왕인박사유적지와 상대포역사공원, 도기박물관 등 영암군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 하이라이트는 퍼레이드 ‘왕인박사 일본가오’. 올해는 뮤지컬 배우와 무용단 등 100명이 참여하는 뮤지컬 요소를 가미하며 행사를 업그레이드했다. 밤에는 왕인박사유적지 영월관 외벽에 ‘왕인’을 테마로 미디어아트를 빛으로 보여주는 미디어 파사드 쇼가 열린다.

영암은 볼거리가 많은 지역이다. 809m의 월출산을 비롯해 삼국시대 형성된 2200년 역사의 ‘구림전통마을’, 819번 지방도로 28km 구간에 걸쳐 40∼50년 수령의 벚나무들이 조성한 ‘100리 벚꽃길’,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지은 고찰 ‘도갑사’ 등은 축제와 함께 챙겨보면 좋은 명소다. ‘슬로 투어’의 느긋함을 만끽하고 싶다면 월출산 기슭을 따라 조성된 ‘氣찬묏길’을 찾아가자. 피톤치드가 풍부한 숲 속에서 월출산의 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도보전용으로 개발된 친환경 건강도로다.

남도여행에서 음식이 빠진다면 헛고생한 것이나 다름없다. 영암은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를 탕으로 끓인 갈낙탕이 단연 별미다.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짱뚱어탕, 월출산에서 내려온 물로 양식한 민물장어구이도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영산강에서 나는 숭어알로 만든 영암어란이나 민물새우 토하를 2개월 숙성시킨 금정토하젓은 쇼핑 추천품목이다.

● 배움여행-여유(旅儒)

전국에는 유교문화의 전통과 유산을 가진 향교와 서원이 각지에 있다. ‘배움여행-여유(旅儒)’는 전통 유교문화를 체험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과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힐링투어다. 유교문화활성화 지원사업의 하나인 배움여행-여유는 항교와 서원의 젊은 청년유사들이 나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기, 강원, 충청, 영남, 호남 등 지방을 대표하는 10개 향교와 서원에서 지역 특색에 따라 1박2일 일정의 투어를 운영해 호평을 받았다.

2014년의 경우 광주광역시 월봉서원에서는 남도 선비문화인 계산풍류 정신을 재현한 ‘풍영정 시조 낭송 및 남도 소리가락 공연’을 비롯해 남도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월봉 미식 콘서트’를 진행했다. 경북 봉화지역의 삼계서원에서는 봉화향교, 삼계서원 등을 무대로 지역 트레킹, 가족끼리 제례음식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온라인 예약시스템과 상세 정보를 담은 배움여행-여유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3월말경 오픈한다.

● 일산한옥마을 정와

서울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일산에서도 전통 한옥의 멋을 즐기며 느긋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고양시 일산동구 사리현동의 ‘일산한옥마을 정와’는 전통방식으로 지은 한옥을 볼 수 있는 테마파크다. 궁궐을 짓는데 사용하는 황장목(금강송)과 그을림 기와를 사용해 현재 21채가 완공됐고, 72채까지 지을 계획이다. 국내 최대규모. 이곳에서는 5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5일부터 5월31일까지 ‘야간 빛 축제’가 열린다. 은은한 경관조명과 LED조명 1000만개를 이용해 단아한 분위기의 전통한옥이 가진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축제 테마는 ‘천년한옥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한옥이 지닌 멋과 아름다움을 사계절과 연결지어 유채꽃밭, 무릉계곡, 눈꽃 등 각 계절에 어울리는 조형물을 구간마다 마련했다. 또 빗소리, 풍경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국악, 구음 등 한국적 소리를 더해 힐링투어 공간으로 조성했다. 다양한 포토존과 문화공연, 추억의 먹거리 체험 등 이벤트도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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