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샤넬·생로랑 컬렉션에 연달아 초청되는 등 세계 유수 디자이너들이 지드래곤의 패션 감각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난해한 듯 감각적인 그의 패션 공식을 알아봤다.
1 2 지난 1월 25일 2015 F/W 생로랑 남성 컬렉션에 참석한 지드래곤. 그는 평소 가장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로 생로랑을 꼽기도 했다. 3 지난해 2015 S/S 생로랑 남성 컬렉션에 참석했을 때 모습. 착용한 그린 컬러 재킷은 생로랑 2014 F/W 컬렉션 시즌 제품이다.
연예계에서 지드래곤(27)의 패션은 독보적이다. 그는 지난 1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5 F/W 생로랑 남성 컬렉션에, 27일에는 2015 S/S 샤넬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 연달아 참석해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생로랑 컬렉션에서는 2015 S/S 사이크 록 컬렉션 제품인 스팽글 장식이 가미된 재킷에 웨스턴 스타일 상티아그(가죽 장화)를 매치한 화려한 스타일링으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생로랑 컬렉션 참석은 이번이 세 번째로 지난해 1월 2014 F/W 컬렉션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젠더와 장르를 뛰어 넘는 패션 감각
샤넬 컬렉션 참석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해 2015 S/S 컬렉션에서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와 친분을 과시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올해도 샤넬의 초청에 기꺼이 응했다. 이번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서 그가 선보인 패션은 샤넬 2014/15 크루즈 컬렉션의 트위드 재킷. 샤넬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트위드 재킷이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였다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지드래곤은 트위드 재킷에 메탈 브로치와 브레이슬릿, 레더벨트와 선글라스를 매치했다.
젠더와 장르를 뛰어넘는 과감한 패션 감각을 지닌 지드래곤. 진주가 박힌 목걸이, 호피 문양 코트, 시스루 등 여성성이 강조된 의상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낸다.
여성복도 소화하는 슬림한 체형
지드래곤이 성과 장르의 구분 없이 개성 있는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는 데는 스키니한 체형이 한몫한다. 다소 왜소하다고 느껴지는 체형이 패션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실제로 최근 들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지드래곤과 같이 슬림한 패션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일리스트 유민희 씨는 “여자가 남자 옷 입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듯이 유명 블로거들을 보면 남자옷 여자옷 구분 없이 입는 경우가 많다. 단 그렇게 입기 위해서는 체형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슬림한 체형의 지드래곤은 시스루부터 메탈릭 소재 롱 재킷, 퍼 베스트, 호피 무늬 티셔츠 등 여성성이 강조된 의상들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낸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파리지엥 스타일의 와이드 팬츠와 오버사이즈 룩에 열광하는 중이라면, 남성들은 좀 더 길고 타이트한 슬림룩을 선호하는 추세다. 심지어 최근 들어 44 사이즈 의상을 출시하는 남성복 브랜드도 나왔다. 이에 대해 신우식 스타일리스트는 “옷 사이즈가 작아진다고 해서 성적 구분이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개성일 뿐이다. 오히려 슬림하고 스키니한 핏이 더욱 자극적인 비주얼로 남성성을 강조할 수 있다. 또 여성복이 남성복에 비해 디테일이 과감하고 비주얼이 강하다보니 스타일링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드래곤의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액세서리다. 자칫 지루하거나 평범할 수 있는 의상에는 화려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다. 진주가 박힌 볼드한 목걸이도 지드래곤이기에 소화 가능한 아이템 중 하나. 그 외에도 메탈 소재의 팔찌를 여러 개 겹쳐 착용한다거나 펑키 스타일 반지, 귀걸이 등을 자유자재로 연출하는 식이다. 반대로 화려하거나 오버사이즈 아우터를 착용할 때는 볼드한 액세서리가 아닌 얇은 체인 목걸이를 레이어드하거나 벨트 등을 선택해 과하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해 빅뱅 태양과 함께 미국 ‘뉴욕 매거진’ 선정 ‘2014 베스트 드레스 스트릿 스타’로 꼽힌 지드래곤. 방송에서 “패션이 과하다”는 정형돈의 트집에도 “투머치(too much)가 콘셉트”라며 당당히 맞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글·김유림 기자 | 사진·생로랑 지드래곤인스타그램 REX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