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차림에 비닐백 들고 참석… 접대-선물도 사라져 음식점 썰렁
올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인민대회당에 나타난 ‘국민 여가수’ 쑹쭈잉(宋祖英)은 푸른색 군복을 입고 있었다. 2012년 두꺼운 모피에 롱부츠를 신고 나타나 카메라 세례를 받았던 것과 대조됐다.
쑹쭈잉뿐 아니다. 가수 한훙(韓紅)은 왼손에 서류가 들어있는 것이 보이는 투명한 비닐 파일을 들고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2년 전에는 명품 보테가베네타 가죽가방을 들고 나타났었다. 쑹쭈잉과 한훙은 정협 위원이다.
중국 신징(新京)보는 12일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강력한 반부패 영향으로 올해 양회에 참석하는 위원들의 복장과 소지품에서 명품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시 주석 집권 첫해만 해도 적잖은 대표가 밍크 모피나 명품 가방, 에르메스 벨트, 크리스티앙디오르 안경 등으로 치장하고 회의에 참석했었다.
과거 양회 기간에 베이징은 회의 참가자들을 접대하느라 음식점과 술집이 불야성을 이뤘으나 요즘은 썰렁해졌다. 참석자들이 주최하는 만찬행사도 줄고 점심식사에서는 술이 사라졌다고 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중국 내 사치품 소비액이 1150억 위안(약 20조 원)으로 전년보다 1% 줄어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