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호 부책임자 등 술마신채 관용차로 백악관 방어벽 들이받아
잇따른 기강 해이 및 경호 부실로 지탄 받아 온 미국 비밀경호국(SS·한국의 청와대 경호실과 유사)이 이번엔 요원 2명의 음주운전 논란에 휩싸였다. 이 중 1명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고 있어 ‘세계 최고 보디가드’라는 비밀경호국의 위용에 큰 흠집이 남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오바마 대통령의 경호 부(副)책임자인 마크 코널리와 SS워싱턴 사무소의 선임 감독관 조지 오길비가 4일 밤 백악관 인근에서 술을 마시고 관용차를 몰다 백악관 방어벽을 들이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워싱턴 시내의 한 술집에서 열린 에드윈 도너번 전 비밀경호국 대변인의 은퇴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관용차 비상등을 켜고 출입이 폐쇄된 백악관 구역에서 차를 몰았다”며 “방어벽 앞에 ‘출입금지’를 의미하는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테이프를 뚫고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엔 최초의 여성 비밀경호국장이었던 줄리아 피어슨이 사임하고 올해 초엔 2인자인 차장을 포함한 고위 간부 5명도 전원 교체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비밀경호국에서만 27년을 근무한 조지프 클랜시(59)를 새 국장으로 임명했다. 당시에도 ‘비밀경호국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려면 외부 인사를 국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흔들리는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반박이 대두되면서 내부인사가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내부인 주도의 개혁에 대한 논란도 더 커질 것이라고 미 언론은 비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