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합의없이 결정”… 이례적 비난, 가입 거부해온 호주도 재검토
영국이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오랜 맹방인 미국이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0월 미국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을 제안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재무부는 올해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인 AIIB에 가입하겠다는 의향서를 공식적으로 중국 측에 보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설립 국면에서 참여하는 것이 영국과 아시아가 함께 투자하고 성장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AIIB 참여로 1944년부터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을 축으로 달러 패권을 지탱해온 브레턴우즈 체제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67%의 지분을 행사할 AIIB를 통해 중국의 외교력이 확대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악관은 AIIB에 가입한 영국을 이례적으로 비난했다고 FT는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G7이 AIIB 대처 문제를 논의하는 중에 영국이 사실상 합의 없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참여 소식에 AIIB 참여를 거부해 온 호주가 가입을 재검토하고 있다. AIIB 가입 유보 입장을 고수해 온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