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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부자나라 빈곤층 잡으려면… 엄청 싸되 품질 좋은 제품 내놔야

입력 | 2015-03-16 03:00:00

佛연구팀, 선진국 소외계층 공략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제시




《 ‘빈곤’은 신흥시장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유럽연합(EU)에서만도 인구의 25%에 이르는 약 1억2000만 명이 빈곤층 혹은 사회적 소외계층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그라민은행 창업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와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인 HEC파리의 연구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3월호에 실린 ‘부자 나라의 가난한 고객 공략하기’라는 논문을 통해 선진국 빈곤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

이 논문에 따르면 선진국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기존 접근방법은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은 품질이 낮지만 가격이 싼 상품으로 가난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이익을 내려고 노력했다. 이런 방법으로 많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소비자가 소외되고 있다는 게 논문 저자들의 문제의식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높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엄청나게 싼 가격에 제시해야 한다고 논문 저자들은 주장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인 옵티크 솔리데어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300유로(약 35만 원)에 이르던 독서 안경을 30유로 정도로 저소득층에 공급하고 있다. 가격은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렌즈의 질은 300유로짜리 제품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 대신 안경테는 싼 재료를 사용했다. 또 전국의 500개가 넘는 안경점에 판매 및 서비스를 맡겨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선진국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고객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하는 소위 ‘솔루션 접근’이 필요하다고 논문 저자들은 강조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싼 아파트를 짓는다고 해서 저소득층 주거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전체 주거비를 놓고 봤을 때 건설비용은 30%에 불과하고 유지관리 및 보수비용이 12%, 냉난방 및 쓰레기 수거 등 운영비용이 35%나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인식한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과 시민단체들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지역에 건물을 짓는 대신에 개별 가구의 면적을 줄였다. 또 프랑스에서는 흔하지 않은 공동세탁실을 만들었고 쓰레기 수거와 청소는 입주자에게 맡겼다. 이와 함께 효율적인 급수 시스템을 갖춰 운영비용을 줄였다.

논문 저자들은 “사회적 비즈니스는 처음부터 사업 대상이 누가 될지를 정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높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기존 저비용 비즈니스와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비즈니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파급효과는 장기적으로 저비용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 이상의 상업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파급효과에는 신시장에서 혁신 기회를 모색하거나,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회사의 평판을 제고하는 것 등이 있다.

저자들은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을 위한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 원칙은 △항상 사회적 목표를 우선시하는 것 △인내심을 갖고 적절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 △가능한 한 ‘단순함’을 유지하는 것 △지역 단위로 작게 시작하는 것이다.

정리=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