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할인경쟁의 속살]판치는 저용량 세트상품
대형마트의 설 주요 상품 중 하나는 선물세트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올해 설을 앞두고 ‘가격 거품을 없앤 알뜰한’ 세트를 준비했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본보가 대형마트 설 선물세트의 가격, 세트 구성 상품의 용량과 가격 등을 분석한 결과 세트에 포함된 제품과 낱개로 팔리는 제품의 용량이 달라 혼란을 줬다. 세트 가격은 구성품 낱개의 합보다 비싼 경우가 많았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소비자가 선물세트의 가격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세트에 들어가는 상품이 낱개로는 팔리지 않거나 용량이 달라 가격 비교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설 선물세트 중 하나인 ‘동원 참치세트’에 들어가는 참치캔의 용량은 135g이다. 평상시에 팔리는 동원 참치는 150g, 100g으로 135g은 명절 같은 행사기간에만 생산된다. 행사 때도 135g은 세트에만 들어갈 뿐 낱개로는 팔리지 않는다.
세트 구성 상품과 낱개 판매 상품이 같아 가격 비교가 가능한 선물세트들은 대부분 세트 가격이 구성품 가격의 합보다 비쌌다. CJ제일제당의 ‘CJ특선N2호’의 가격은 4만3800원인데 낱개 구성 상품의 총합은 4만1120원으로 세트 가격이 2680원 비싸다. 조사 결과 3만∼4만 원대 세트들은 낱개 구성품 가격의 합보다 평균적으로 1000∼3000원 비쌌다. 대형마트와 제조회사들은 세트 상자와 포장비를 더하다 보니 세트 가격이 비싸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모 mo@donga.com·한우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