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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고 미안… 울어버린 김성은

입력 | 2015-03-16 03:00:00

여자 국제 2시간28분20초로 2위… 페이스조절 실패로 한국기록 못깨




김성은(26·삼성전자)이 국내 여자부 1위(2시간28분20초)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결승선을 통과한 김성은(26·삼성전자)은 몇 걸음 더 떼지 못하고 풀썩 쓰러졌다. 두 손으로 감싸 안은 얼굴에선 끝내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국 여자 마라톤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 경신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의연했던 김성은이다. 하지만 15일 2015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기록 경신에 실패하자 절로 눈물이 나왔다. 자신을 위해 애써준 이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2013년 대회에서 2시간27분20초로 최고기록을 세운 뒤 김성은에겐 1997년 권은주(38)가 세운 한국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기대가 부담으로 변하자 그는 한국기록 경신 대신 자신의 기량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쪽으로 목표를 바꿨다.

김성은은 “초반 페이스가 생각했던 것보다 느려서 더 당겨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페이스가 느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30km 이후 구간에서 늘 페이스가 떨어졌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겨울 제주에서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이날도 30km 지점을 통과한 뒤 갑자기 다리가 무거워지긴 했지만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는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훈련 덕에 체력이 좋아진 건 느꼈다. 다음에는 30km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머지 10km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권은주 해설위원은 “마라톤은 구간별로 페이스가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성은이는 5∼10km 구간(17분36초)에서 생각보다 늦어졌다. 이걸 무리해서 당기려다 보니 리듬이 깨졌고 30km 이후부터 너무 늦어졌다”며 “기록 경신에 실패해 아쉽지만 정신적으로 강한 성은이가 꼭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성은-유승엽-심종섭 타임보너스▼

○…국내 엘리트의 첫 타임보너스 수혜자가 나왔다. 이번 대회 국내부에서는 선수들의 기록 단축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기록 상금을 마련했다. 국내 여자부에서 4연패한 김성은(삼성전자)은 2시간 30분 이내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국내 남자부 챔피언 유승엽(강원도청)과 2위 심종섭(한국전력)은 2시간 14분 이내 기록 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공한 쏘나타 하이브리드 10대와 투싼 수소연료전지차(FCEV) 2대가 대회 차량으로 쓰였다. 현대차그룹은 “일반 차량을 선도 차량으로 쓰면 배기가스가 나와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이 대회가 친환경 이미지를 굳힐 수 있도록 차량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결승점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서울 이랜드가 29일 낮 12시 안양 FC와 K리그 챌린지의 첫 안방경기이자 데뷔전을 치른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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