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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 임박 전망에… 원화가치 20개월새 최저

입력 | 2015-03-17 03:00:00

글로벌 금융시장-유가 요동
WTI 선물 6년만에 최저수준… 1달러=1유로 시대도 눈앞에




이번 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가치는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유로화 가치와 국제유가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의 ‘나 홀로 질주’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조기(早期) 금리 인상을 위한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원 오른 달러당 1131.5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만 해도 1100원 선을 밑돌았지만 보름여 만에 30원 이상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3년 7월 10일(1135.80원)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화 강세 흐름에 따라 달러화로 환산되는 국제유가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16일 국제 상품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先物) 가격은 배럴당 43.57달러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도 계속 내려가 ‘1달러=1유로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주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05달러 이하로 하락해 200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금융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17, 18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전망 때문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과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대체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전 인내심을 발휘하겠다’는 표현을 삭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곧 2008년 말부터 제로 금리 수준(0∼0.25%)으로 묶였던 미국의 금리 인상이 머지않았다는 신호다. 11년 전인 2004년에도 연준은 5월 회의에서 ‘인내심 발휘’ 문구를 없앤 뒤 한 달 뒤인 6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린 바 있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고용지표가 좋아서 이번 회의 때 인내심 관련 문구가 삭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다만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면 무역수지 적자와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6월에 반드시 금리를 올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예상대로 조기 금리 인상의 수순을 밟는다면 원화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내린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달러화가 강세이므로 대미(對美) 수출에서 긍정적인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원화가 유로화나 엔화에 비해서는 아직 강세라는 점에서는 한국의 수출경쟁력 상승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