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맞은편 의회광장에 14일 간디의 동상이 세워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제막식에서 “이 동상은 ‘세계 정치’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 가운데 한 명에게 바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과거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동시대 인물이었던 간디에 대해 “영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반쯤 벌거벗은 선동꾼이 총독청 계단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놀랍고 역겹다”고 비하하고 인도의 독립에 반대했다. 이제 처칠과 간디의 동상이 나란히 의회광장에 서 있다.
▷정작 서구인이었던 마르크스는 세계사적 불평등을 폭력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간디는 그 불평등을 몸소 겪은 식민지 사람이었음에도 비폭력을 들고 나왔다. 간디의 사상은 비슷한 식민 지배를 겪은 우리도 이해하기 힘들다. 다만 간디의 비폭력은 순응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불평등과 싸우기 위해 폭력 이외의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고 그 핵심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