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직행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
이번 시즌이 개막하기 전 그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면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평소 성격을 감안할 때 빈말이 아니었다. 정규시즌이 마무리된 16일 현재 최소한 그가 스스로 물러날 일은 없어졌다. 팀이 20승 10패(승점 59점)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솔직히 자신이 있었다. 우리 팀엔 김해란이란 뛰어난 리베로가 있었고, 한국 최고의 세터인 이효희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데려왔다. 또 다른 FA인 센터 정대영도 든든히 뒤를 받쳐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건 서 감독이었다. 이효희(35)와 정대영(34)은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센터 장소연(40)은 전체 여자 선수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다. 삼성화재 코치로 10년간 신치용 감독을 보좌했던 서 감독은 이들의 이름 앞에서 나이를 지웠다. 그는 “삼성화재의 힘은 기본기이고, 기본기는 체력에서 나온다. 선수들에게도 나이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은 절대 보이지 말라고 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내 말을 잘 따라줬고, 젊은 선수들은 언니들의 장점을 흡수했다”고 했다.
도로공사는 20일부터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기업은행-현대건설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도로공사로서는 첫 우승 도전이다. 서 감독은 “구단과 팬들이 우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단은 과감한 투자를 해 줬다. 내년은 없다는 각오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한국전력에 3-2(18-25, 25-23, 22-25, 25-16, 15-7)로 승리하며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 현대건설은 인삼공사를 3-1(25-15, 23-25, 25-16, 25-19)로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