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설치작가 강익중씨 ‘임진강 꿈의 다리’ 조감도 본보에 첫 공개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의 ‘임진강 꿈의 다리’ 조감도. 지름 250m의 원형 다리에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 100만장과 한글 노랫말이 장식된다. 강익중 씨 제공
강 씨가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 자택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임진강 꿈의 다리’ 조감도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그는 “꿈의 다리는 지름 250m의 세계 최대 원형 다리로 설계했다”며 “다리 내부엔 가로 세로 3인치(약 7.6cm)인 정사각형의 전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 100만 장을 전시하고, 외벽은 남북이 함께 부르는 노랫말을 한글 작품으로 만들어 장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꿈’을 주제로 그린 어린이들의 그림을 세계 곳곳에서 이미 약 50만 장 모았다. 6개월 정도면 추가로 50만 장을 더 모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강 씨는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때 같은 크기의 어린이 그림 15만 장으로 벽면을 채운 180m 길이의 ‘꿈의 다리’를 세운 경험이 있어 임진강 꿈의 다리도 큰 어려움 없이 세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순천만 꿈의 다리는 아시아에서 제일 긴 ‘지붕이 있는 인도교(人道橋)이자 거대한 공공미술 작품’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강 씨는 지난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고위 관계자와 ‘꿈의 다리’ 건립 후보지(경기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일대)에 대한 답사까지 마쳤으나 예산(약 280억 원) 확보 및 민화협 내부 문제 등이 겹치면서 구체적인 진척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임진강 꿈의 다리가 건립되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고, 그들도 꿈의 다리를 걸으면서 ‘남북통일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론이 있느냐’는 질문에 “통일 자체가 꿈이어서는 그 꿈을 이루기 어렵다고 본다. 통일 이후의 모습을 꿈꿔야 통일이 된다. 국민들이 ‘통일이 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정치지도자들이 통일 이후 꿈과 희망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