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7일 우즈베키스탄(27일), 뉴질랜드(31일)와의 친선경기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1월 호주 아시안컵 소집 명단과 비교해 6명의 새 얼굴이 들어왔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차두리(서울)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차두리가 은퇴를 미룬 것은 슈틸리케 감독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에서 75번이나 경기에 출전한 차두리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다. 은퇴경기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미 계획까지 다 세워 놨다. 뉴질랜드전에 선발로 차두리를 출전시켜 전반이 끝나기 직전 교체해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에서 나오게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한 선수를 위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다.
새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6명은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김기희(상하이 상강)와 윤석영(QPR)은 부상과 군사훈련 등의 이유로 선발이 미뤄지다 이번에 발탁됐다.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김은선(수원)과 이재성(전북)은 지난해 제주 전지훈련 때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들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은선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새로운 파트너로 평가전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에서 검증을 마친 김민우가 제외되면서 대체 발탁된 이재성도 김민우가 뛴 자리에서 실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처음으로 호출한 김보경(위건)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소속팀에서의 입지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김보경은 최근 주전으로 성장했고 지동원도 최근 6경기에 선발 출전할 정도로 팀에서 인정받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보경과 지동원이 뛰는 것을 한번도 직접 보지 못한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기량을 검증할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대표팀에 크게 변화를 줄 필요가 없었다. 다만 지속적으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조금의 변화는 필요하다”며 새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표팀은 23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담금질에 들어간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