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중심타선을 이끌 잭 루츠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거포는 아니지만, 선구안이 좋은 중장거리 타자로, ‘한국형 타자’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7. 두산 3루수 잭 루츠
일본야구 경험 선구안 탁월…삼진 꺼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의 중장거리 타자
수비범위도 나쁘지 않고 핸들링도 좋아
두산 잭 루츠(29)는 ‘불운의 사나이’였다. 뇌진탕, 손가락 및 발목 골절 등 부상을 달고 다녔다. 미국 알버니아대학 1학년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 그는 200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로 뉴욕 메츠의 지명을 받을 정도로 유망주였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데뷔전에서 오른발 골절상을 입으면서 야구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풋워크가 중요한 내야수의 발목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결국 잦은 부상으로 수비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부상 때문에 루츠의 메이저리그 기록은 신통치 않다. 2시즌 동안 22경기 출장이 전부다. 마이너리그에선 8시즌을 뛰며 515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289(1845타수 534안타), 75홈런, 323타점을 기록했다. 2014년 일본무대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15경기에서 타율 0.314(51타수 16안타) 5홈런에 그쳤다.
루츠는 한국으로 눈길을 돌렸다.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루츠를 지켜본 이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한국형 타자’였다. 중장거리 타자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홈런을 때려낼 파워를 갖추고 있다. 선구안이 좋아 유인구가 많은 한국투수들의 공을 잘 골라낸다. 부상만 조심하면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는 선수다.
● 선구안 탁월…동양적인 타자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웬만한 공에는 방망이를 낸다. 반대로 외국인투수가 한국무대에 왔을 때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한국타자들의 방망이는 잘 안 나온다는 점이기도 하다. 두산 박철우 타격코치는 “선구안이 괜찮은 편이다. 외국인타자는 한국투수들의 유인구에 잘 속는 편인데, 루츠는 공을 기다릴 줄 안다. 자기 공을 기다려서 칠 줄 안다는 얘기다. 동양적인 타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타자답게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기 스윙을 하지 않고, 오히려 일본야구를 경험해서 그런지 너무 삼진을 안 당하려고 하는 부분이 아쉬울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형적인 파워히터는 아니다. 박 코치는 “장거리보다는 중장거리 타자라고 봐야 한다”며 “그런데 타구의 질이 좋다. 포물선을 그리지 않고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쭉 날아간다. 홈런이 나오는 건 파워가 있어서다. 정확히 맞으면 펜스를 넘길 힘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장점은 적극성이다. 어떤 외국인선수는 자신만의 스타일만 고집하는 경우가 있지만, 루츠는 한국무대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묻고 조언을 구한다.
루츠를 영입할 때 수비범위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렸다. 두산 강석천 수비코치는 “앞뒤는 괜찮지만 좌우 폭은 넓은 편이 아니다”며 “그러나 순발력이 있다.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3루수는 땅볼타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수비 평가의 기준이 된다. 스프링캠프에서 그를 지켜본 동료 선수들은 “수비범위도 나쁘지 않고 핸들링도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주의해야 할 점은 부상과 부담감이다. 박철우 코치는 “너무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서 그런지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리그에 익숙해지면 타격이나 수비에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잭 루츠는?
▲생년월일=1986년 4월 6일
▲키·몸무게=182cm·97kg(우투우타)
▲미국프로야구 입단=2007년 뉴욕 메츠(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2시즌 22경기 타율 0.226, 2타점, 출루율 0.351, 장타율 0.290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8시즌 515경기 타율 0.289, 75홈런, 323타점, 출루율 0.383, 장타율 0.481
▲2015시즌 연봉=55만달러(약 6억원·계약금 포함)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