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나이’ 박정권이 이젠 ‘봄 사나이’로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일까. SK 박정권이 17일 광주 KIA전에서 7회초 시범경기 마수걸이 홈런을 친 뒤 3루를 돌며 조 알바레스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SK 박정권
KIA와 시범경기 3연타석 안타 방망이쇼
오키나와 캠프에서 담 걸려 치유·휴식
“푹 쉬었던 것이 오히려 도움” 부활 신고
SK 박정권(34)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가을’이 연관어로 뜬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는 의미다. 뒤집어보면 박정권의 위력이 정규시즌에선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못했다는 뜻도 담겨 있다. 사실 박정권은 지난해 몬스터시즌(타율 0.310, 27홈런, 109타점)을 보내며 여름에도 강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사실 박정권의 몸 상태는 그동안 좋지 못해 코칭스태프의 속을 태웠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등에 담이 와 막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선수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SK 김용희 감독의 배려 속에서 치유에 전념할 수 있었다.
충분한 휴식 속에 박정권의 실전 출장은 14일 포항 삼성전 대타로 시작됐다. 그리고 17일 KIA전에서 3안타 3득점 1타점으로 정상 회복을 알렸다. 박정권은 이날 7-2로 승리한 직후 “아프기 전에 타격감이 심하게 좋지 않았는데, (아파서) 푹 쉬었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늘 타이밍이 좋았고 볼도 잘 보였다. 가볍게 스윙한 것이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정권의 건재를 확인하며 SK 타순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 감독은 좌타자인 박정권을 내심 4번타자로 마음에 두고 있다. 박정권이 4번을 쳐줘야 3번 최정∼5번 브라운 등 2명의 우타자와 좌우 밸런스가 이상적으로 맞아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권 스스로가 FA를 앞둔 시즌이라 의욕이 남다르다. SK로서도 2루수와 유격수 주전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1루수 박정권, 3루수 최정은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 김 감독의 보호 속에서 아직까지는 부상자 없이 개막을 기다릴 수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