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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넘어선 중남미 투자 대부분 조세피난처에 집중

입력 | 2015-03-18 03:00:00

[국내 성장고리 끊긴 해외투자]케이맨 제도에만 43% 몰려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외에 한국 기업의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중남미 지역 투자액이 급증했지만 대부분 낮은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피난처 국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과 중남미의 교역 규모는 524억 달러(약 59조 원)로 유럽(157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투자액은 34억8988만 달러로 유럽(32억7237만 달러)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는 조세피난처에 집중돼 있다. 중남미에서 가장 투자가 많이 이뤄진 곳은 케이맨 제도로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다. 케이맨 제도 한 곳에서 이뤄진 투자 규모가 14억9860만 달러로 국내 중남미 투자액 전체의 42.9%에 달한다. 이 투자액은 전 세계 국가 중 미국 중국 베트남에 이어 4위다. 중남미의 최대 시장인 브라질이나 미국과 국경을 마주해 생산기지로서의 이점을 지닌 멕시코보다도 큰 규모다.

케이맨 제도, 파나마, 영국령 버진 제도 등 중남미의 조세피난처에 대한 투자는 2012년부터 급증했다. 2011년 당시 7억5390만 달러 수준이던 투자액은 2012년 15억491만 달러로 늘었다. 해외 투자의 ‘큰손’으로 떠오른 국민연금공단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섰던 시기와 일치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투자에 나선 사례도 적지 않다.

투자전문가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해외 직접투자에 나서는 게 불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법인으로 다른 나라에 있는 법인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이전해 회사 전체의 세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구글이나 애플 스타벅스 등이 이런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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