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장고리 끊긴 해외투자]케이맨 제도에만 43% 몰려
지난해 한국과 중남미의 교역 규모는 524억 달러(약 59조 원)로 유럽(157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투자액은 34억8988만 달러로 유럽(32억7237만 달러)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는 조세피난처에 집중돼 있다. 중남미에서 가장 투자가 많이 이뤄진 곳은 케이맨 제도로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다. 케이맨 제도 한 곳에서 이뤄진 투자 규모가 14억9860만 달러로 국내 중남미 투자액 전체의 42.9%에 달한다. 이 투자액은 전 세계 국가 중 미국 중국 베트남에 이어 4위다. 중남미의 최대 시장인 브라질이나 미국과 국경을 마주해 생산기지로서의 이점을 지닌 멕시코보다도 큰 규모다.
투자전문가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해외 직접투자에 나서는 게 불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법인으로 다른 나라에 있는 법인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이전해 회사 전체의 세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구글이나 애플 스타벅스 등이 이런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