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5060 재혼비율 높아져 은퇴시기도 늦춰… “70세 이후에나”
기대수명이 늘고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미국의 재혼과 은퇴 문화에도 상당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50, 60대의 이른바 ‘황혼 재혼’이 늘면서 재혼자 비중이 늘고, 은퇴 시기에 대해서도 ‘70세 이후에나 하겠다’ 또는 ‘(죽을 때까지) 안 하겠다’고 생각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는 기혼자 중 23%가 이미 다른 결혼 경력이 1회 이상 있었다. 이는 1960년 13%보다 10%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반대로 기혼자 중 초혼자의 비중은 감소했다. 남성 초혼자는 1996년 54%였으나 최근엔 50%로 줄었고, 여성 초혼자는 같은 기간 60%에서 54%로 감소했다.
미 인구센서스국이 2008∼2012년 인구 조사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7%가 결혼을 2회 이상 했다. 인구센서스국이 재혼자 비중을 조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WSJ는 전했다. 인구센서스국은 “1960년대 이후 중장년층의 재혼 삼혼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은 50대 이상, 남성은 60대 이상이 재혼자 비중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엇보다 수명이 예전보다 늘었다. 이혼하고, 다시 새 가정을 꾸릴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2012년 기준)에 따르면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79.8세(남자 77.4세, 여자 82.2세)다.
WSJ는 “재혼과 은퇴 시기는 노년의 경제적 안정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황혼 재혼’한 부부는 같은 나이의 독신보다 생활이 훨씬 안정된 경우가 많고 일반적 은퇴 시기에 계속 일해 고정적인 수입이 있으면 노후 재테크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