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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작가 세르반테스 유골 399년만에 발굴

입력 | 2015-03-18 03:00:00

스페인 수녀원서 왼팔뼈 등 수습




‘돈키호테’를 쓴 스페인 대문호 미겔 데 세르반테스(사진)의 유골이 스페인의 한 수녀원에서 발견됐다. 그가 1616년 68세의 나이로 사망한 지 399년 만이다.

BBC는 고고학자와 법의학자로 구성된 30명의 발굴팀이 마드리드의 트리니티 탁발수녀원 지하에서 세르반테스의 유골을 찾아냈다고 17일 보도했다. 발굴에 참여한 법의학자 알무데나 가르시아 루비오 씨는 “역사자료 등에 비춰 볼 때 이번에 발견된 여러 유골이 세르반테스뿐 아니라 그와 함께 묻힌 사람들의 유골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BBC에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밀한 유전자(DNA) 감식이 진행될 경우 세르반테스의 유골을 식별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굴팀은 지난해 4월부터 적외선 카메라와 방사능 측정기 등을 동원해 유해 발굴에 나섰다. 1월에는 세르반테스의 이름 첫 글자로 추정되는 ‘MC’라고 적힌 관 덮개를 발견했고 이번에 일그러진 왼팔 뼈와 총알로 손상된 가슴뼈, 치아 등을 수습했다.

세르반테스는 1571년 스페인 연합함대와 오스만 제국의 함대가 맞붙은 레판토 해전에서 세 발의 총탄을 맞은 뒤 왼팔을 거의 못 썼고 숨질 때 치아도 6개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반테스가 수녀원에 묻힌 이유는 그의 유언 때문이다. 세르반테스는 1575년 해적에게 붙잡혀 알제리에서 5년간 노예생활을 했다. 그때 이 수녀원이 몸값을 내줘 가족이 사는 마드리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틈틈이 글을 쓰기 시작해 1605년과 1615년에 돈키호테 1, 2부를 각각 나눠서 발표했다. 그는 돈키호테를 완성한 이듬해 숨졌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