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서는 패기보다 경험이 우위다.”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35)은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18일 열린 2014~2014 NH농협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였다. 그가 말하는 경험은 ‘레오’로 바꿀 수 있다. 그는 “우리 팀에는 레오(25·쿠바)밖에 더 있나. 레오가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8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과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 모두 오래 함께 한 동료이자 제자다. 언젠가 져야 한다면 이들에게 지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첫술에 너무 배부르면 안 되니까 두 팀은 이 정도까지만 하면 좋겠다. 4월에 큰딸 결혼시키는데 우승하고 시켜야 좋다”며 웃었다. ‘역시나’ 올해도 삼성화재가 우승할 것이라고 큰소리친 것.
앞서 열린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는 우승 뒤풀이 아이템이 화제였다. 기업은행 남지연(32)은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인 적 없는 감독님께 왕사발에 폭탄주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고, 현대건설 염혜선(24)은 “감독님과 야자타임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정대영(34)은 “그런 것 다 필요 없으니 러닝 훈련만 줄여주시면 바랄 게 없다”고 두 번이나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