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스포츠동아DB
■ 유 감독이 말하는 모비스 재계약 의미
비공개된 연봉, 거액은 아니다
하지만 돈은 나중 문제…
11년간 쌓아온 의리와 정이 우선
‘함께하자’ 한마디에 바로 사인했죠
모비스는 17일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유재학(52·사진) 감독과 재계약한다고 밝혔다. 모비스와 유 감독의 계약기간은 5년이다. 연봉은 상호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았다. 2004년 모비스 지휘봉을 잡은 뒤 11년간 팀을 이끌어온 유 감독은 이번 재계약으로 2020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남자프로농구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사령탑은 유재학 감독을 포함해 모두 6명(유재학·전창진·허재·문경은·추일승·이동남)이었다. 이 중 허재(51) 전 KCC 감독이 시즌 도중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재계약 대상자는 5명이 됐다. 유 감독은 가장 먼저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유 감독과 모비스의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최근 5시즌 동안 유 감독보다 많은 우승을 일군 감독은 없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프로농구는 물론이고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잘 나가는’ 감독 중 한명이다.
● 돈보다 중요한 신뢰와 공감
모비스로선 혹시 모를 타 구단의 거액 제안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타 구단의 스카우트 제의에 대한 질문에 유 감독은 “우리 팀 수비만큼이나 우리 프런트들의 수비도 탄탄하다. 타 팀의 제안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며 껄껄 웃었다.
계약 발표 이후 유 감독은 지인들로부터 수많은 축하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 동시에 비공개된 연봉에 대해 ‘얼마나 많은 돈을 받은 것이냐’는 지인들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유 감독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거액은 아니다. 돈은 나중 문제다. 11년간 쌓아놓은 구단과의 의리와 정이 우선이었다. ‘잘 다져놓은 팀에서 뜻을 함께하자’는 구단의 말 한마디에 고민 없이 바로 재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은 11년 동안 나를 믿어줬다. 그 과정에서 서로 공감대를 이뤘다. 올 시즌이 끝나면 현재 틀에서 시스템에 변화를 줄 생각이다. 더 나은 팀이 되기 위한 변화다. 구단 역시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