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건강 리디자인/아이건강 평생건강]‘떡잎’ 때부터 비만관리 나서라
혁주 군은 두 살이 되면서 살이 쪽 빠졌다. 장 씨는 ‘이제 비만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혁주 군이 원하는 대로 패스트푸드를 사주는 등 식단 관리에 소홀했다. 하지만 혁주 군은 네 살이 되자 다시 살이 쪘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인 혁주 군은 체육시간에 운동장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할 정도로 과체중이 됐다.
○ 아이 몸무게 추이 잘 지켜봐야
신생아의 경우 체중에서 체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11% 정도다. 체지방 비율은 생후 4개월이 되면 26%까지 증가한다. 돌 전 아이들은 체지방 비율이 높은 편이다. 성인의 경우 남성은 15∼18%, 여성은 20∼25%가 적절한 체지방 비율이다. 돌이 지나고 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활동량이 늘어나면 체지방 비율이 크게 감소한다.
유아기인 2∼5세는 아이 건강에서 중요한 시기다. 이때 비만일 경우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1년에 체중이 2∼2.5kg 증가하는 반면 키는 7∼8cm 자란다. 체중에 비해 키가 크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체질량지수는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생후 43개월까지 감소하던 체질량지수는 이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시기를 ‘체지방 반등기’라고 부른다. 외국의 여러 연구에 따르면 체지방 반등이 5세 이전에 일찍 일어날수록 성인기에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정소정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부모가 체지방 반등이 일어나는 시기를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체중과 키의 변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사춘기 비만 7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미국국립보건원의 조사에 따르면 10∼14세 때 비만인 경우 25세에 과체중일 확률이 75%, 비만일 확률이 8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춘기 초반에 비만인 경우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사춘기 비만은 고지혈증, 지방간, 제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 등 합병증을 동반할 위험도 높아진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의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고혈당과 인슐린 분비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한국인 당뇨병의 대부분이 이런 제2형 당뇨병이다. 보통 40세 이상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최근 30세 이하의 젊은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국가 시행 영유아 건강검진 잘 활용해야
부모가 아이의 건강 상태를 잘 살펴야 하지만, 자라는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매번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정확한 측정이 이루어지는지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소아과 전문의들은 국가가 시행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