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좌완불펜 고민 덜어줄 김택형-이상민의 성장
1타자 아닌 1~2이닝 던지며 투수운영 숨통 틔울 것
“넥센도 좌우놀이 좀 해보려고요.”
넥센 염경엽 감독은 20일 목동 LG전에 앞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전했다. 고민 중인 27명의 개막 엔트리 가운데 전례 없는 한 가지 ‘운영의 수’를 공개한 것이다. “왼손 불펜투수로 김택형과 이상민을 모두 엔트리에 넣겠다”고 밝혔다. 좌타자에는 좌투수, 우타자에는 우투수를 넣어 승부를 펼치는 일명 ‘좌우놀이’를 상대처럼 시도하겠다는 풀이다.
넥센은 최근 몇 년간 마땅한 왼손 불펜투수가 없었다. 오재영이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전형적인 불펜투수는 아니었다. 그는 올 초 스프링캠프 직전 고관절 염증이 발견돼 화성 재활군에 머무르고 있다. 초반 합류가 불투명하다. 박성훈이 염 감독 부임 이후 최근 2년 동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광주 KIA전과 2014년 문학 SK전 모두 1타자씩을 상대했다. 그러나 구위 자체에 물음표가 따르면서 풀타임 활약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사실상 왼손 불펜투수가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택형은 동산고 출신으로 2차 2라운드 지명된 신인이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고 138km의 직구 구속이 140km 중반까지 올랐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커브를 새롭게 장착해 ‘필승조’ 합류가 유력하다. 염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최고 수확으로 김택형을 꼽기도 했다. 이상민은 2013년 NC의 7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그해 열린 보호선수 40인 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염 감독의 구상 밖이었으나 1~2차 캠프에서 급성장하며 염심(心)을 훔쳤다.
‘좌우놀이’이긴 하지만 1타자만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의 성격은 아니다. 염 감독은 평소 왼손타자에게 왼손투수가 강하다는 일부의 믿음을 좋아하지 않는다. 투수나 타자든 제 역할만 해내면 상관없다는 식이다. 이에 따라 염 감독은 김택형과 이상민에게 최소 1이닝씩 맡길 계획이다. 그는 “좌우놀이는 시즌을 놓고 봤을 때 투수운영에 해를 끼친다. 왼손투수가 왼손 1타자만 상대하면 다른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좌타자가 즐비한 삼성이나 LG 등의 타선에게는 좌투수가 최소 1~2이닝을 소화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