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2010년 이후 중국과 미국이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두고 경쟁하고 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이 전략적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중국과 미얀마 국경 지역은 중국 민족주의 정서가 언제든 불이 붙을 수 있는 곳이다. 변경의 미얀마 쪽에는 많은 중국인이 살고 있어 국경을 사이에 두고 교류가 많기 때문이다. 코캉족도 사실은 ‘화이(華裔·중국인 후예)’라고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웅산 수지를 포옹하고, 미얀마 민주화에 지지를 보내는 등 정치 공세를 펼쳤다. 중국은 미국이 미얀마에서 중국을 밀어내고 영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미얀마에 170억 달러를 들여 송유관과 가스관을 건설하고 있는데 아무런 전략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 미얀마 간 정치적 접근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면서도 중국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믿고 미얀마에 어떤 압력도 행사하지 않았다.
다만 8일에 이어 13일 또다시 오폭 사건으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해 중국인들의 정서를 크게 자극하자 중국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리커창 총리가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마치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국경의 안전을 지킬 책임과 능력이 있다. 중국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얀마 국경에는 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긴장이 높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얀마 내부의 군사충돌에 개입할 수는 없다. 미얀마 일부 지역에 화이들이 산다고 중국 영토는 아니다. 만약 오폭 사건으로 중국이 군사적 보복을 취한다면 미얀마 정부와 관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미얀마 내 거액의 투자에도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은 미얀마에 어떤 군사적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고, 코캉의 군사충돌에 말려들 생각도 없다. 코캉에 비록 많은 중국계가 살지만 미얀마는 ‘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아니며 코캉은 ‘중국의 크림 반도’는 더욱 아니다. 미얀마 내부 충돌에 말려들면 중국과 미얀마 간 긴장과 불신감만 높아지고 중국의 주변국 외교에도 여러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