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범죄조직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의 암살 위협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험을 무릅쓴 개혁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에는 마피아의 본거지로 악명 높은 이탈리아 나폴리를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나폴리의 플레비시토 광장에서 80만 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주재하며 “마약 거래와 범죄로 젊은이와 가난한 사람, 약자들을 착취하고 부패시키는 범죄조직에 굳건하게 맞서 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부정부패의 악취가 이 아름다운 도시 나폴리의 얼굴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범죄는 당장 오늘의 먹을거리는 될 수 있지만, 내일은 또다시 굶주리게 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신의 은총으로 정직한 생활로 돌아오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앞서 나폴리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가 장악한 나폴리 북부 외곽의 스캄피아에서 현지 주민들과 만나 마피아의 유혹에 저항하고 정직한 직업을 통해 스스로의 존엄성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카모라는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와 함께 이탈리아의 3대 마피아 조직으로 꼽힌다.
교황은 즉위 직후 곧바로 마피아 돈세탁 창구로 의심받던 바티칸의 금융 조직에 대해 손을 대며 마피아 측과 정면 대결해왔다. 교황은 지난해 6월 마피아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주 카사노알리오니오를 방문해 “마피아는 악의 숭배자이며 공동선을 모욕하고 있다. 모든 마피아 단원은 신과 교감하고 있지 않으며 그들은 파문됐다”고 마피아에 대한 전쟁을 선언했다. 교황은 또한 올해 1월 필리핀 방문 때에도 이슬람테러단체의 위험에도 “생명은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 같은 교황의 행보에 대해 “교회 개혁을 향한 정면 돌파로, 세계 지도자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는 평이 나온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