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미래 가치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손학규는 당시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하나였다. 한나라당에 계속 있었더라면 큰 역할을 했을 것이고, 야당에 가서도 대선후보가 되거나 잘하면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사람들은 봤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에서 정동영의 가치는 거의 소멸됐다. 진보정당 창당을 노리는 ‘국민모임’으로 갔지만 고목나무에 꽃피듯 정치적 부활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권노갑 새정치연합 고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동영의 탈당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0년 8월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이 된 정동영은 그해 말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만찬에서 동교동계의 전횡을 문제 삼아 ‘동교동계 맏형’ 격인 권노갑의 2선 퇴진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민주당 정풍운동의 기폭제가 됐고 정동영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권노갑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15년 만의 복수’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