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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가 유명하지만 새정치聯이 아니라…”

입력 | 2015-03-23 03:00:00

4·29 재·보선 광주서을 표심은 “지역발전 확실하면 與 찍을수도”
‘野후보=당선’ 공식에 손 내저어




與 정승 “힘있는 여당을” 4·29 재·보궐선거 광주 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승 후보(오른쪽)가 22일 광주의 한 식당에서 유권자와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은 영 고르기가 어렵당게. 천정배가 유명은 안 허요(않느냐). 근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아닝께…. 저짝(새누리당)에서도 여기(광주) 사람이 나왔다고 하던디?”

22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성당에서 만난 박모 씨(65)는 ‘지지 후보를 정했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4·29 재·보선 4곳 중 광주 서을은 호남 주도권을 건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정승, 새정치연합 조영택,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출사표를 낸 상태다.

野 조영택 “지역 현안 해결”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오른쪽)가 22일 광주의 한 성당 앞에서 “민생을 살리겠다”며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요동치는 지역 민심

“인자 (야당 후보인) 2번이라고 무조건 찍어야 한단 건 옛말이랑께요. 새정치연합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솔찬해요.”

서구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박선태 씨(54)는 이같이 말했다. 지역 유권자들은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높지만 과거와 같은 ‘야당 후보=당선’이라는 공식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선거의 승부를 점치기 힘든 이유다.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도 다소 누그러졌다. 양형수 씨(61)는 이렇게 설명했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된) 순천이 부럽다는 말이 많겄소. 새누리당이니까 무조건 안 된다는 건 이제 없당게요. 지역에 도움을 주는 게 중요허니께.”

정 후보는 이 점을 파고들며 “지역 발전을 보장할 수 있는 여당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는 “일단, (기호) 1번을, 한 번만 뽑아서, (남은 임기인) 1년만 기회를 달라”며 ‘1·1·1·1’을 구호로 내세웠다.

무소속 천정배 “野에 경고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오른쪽)가 광주 풍암동 생활체육공원에서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야권 주도권 경쟁

천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야권이 분열되긴 했지만,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옛날 맨치는(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누리당 찍기는 쪼까 그랑께(그러니까)…. 천정배로 가지 않겄소?”

21일 광주 서구 금호동에서 만난 최모 씨(62)의 전망이다. 4선 의원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천 후보의 높은 인지도 때문이다. 천 후보는 ‘이대로는 안 됩니다’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새정치연합과 명확하게 각을 세우려는 포석이다.

천 후보는 “새정치연합은 쇄신과 변화도 없었고, 비전을 상실했다”며 “저를 뽑아 주신다면 기득권에 안주하는 야당에 대한 ‘옐로(경고) 카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조 후보는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지원과 조직표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날 조 후보 지원을 위해 풍암동 성당을 찾은 문 대표 옆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주부 김현승 씨(34)는 “문 대표가 오니까 당장 나도 (조 후보에 대해) 긍정적으로 됐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해 “각종 지역 국책 사업에 심통을 부리던 새누리당이 표를 달라고 할 면목이 있느냐”고, 천 후보에 대해선 “탈당을 이해할 수 없다”며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천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비판한 권노갑 새정치연합 상임고문도 다음 달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조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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